2024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당시, 필자는 정근식 후보가 ‘혁신학교 교육 계승’을 1호 공약으로 제시한 것에 대해 일정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의 문제의식은 분명했다. 서울교육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 기존 정책의 유지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는 교육과정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난 현재, 정근식 교육감 재임 기간 동안 서울시교육청의 정책 추진 흐름에서는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리 단체가 주요업무계획과 정책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혁신학교 정책은 점진적으로 축소·정비되는 흐름을 보이는 반면, IB(국제바칼로레아) 교육은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 확인된다.
서울시교육청은 2025년 상반기 IB학교를 91개교로 확대하였고, 하반기에는 114개교까지 늘린 바 있다. 또한 구로초등학교가 서울 최초로 IB 초등교육과정(PYP) 월드스쿨 인증을 획득하였다. 이러한 사례들은 IB교육이 단순한 시범 운영을 넘어 제도적 정착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시교육청의 IB교육 정책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몇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다. 첫째, 기존 혁신학교 역시 IB 관심학교로 전환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여, 두 정책 간의 연계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혁신학교는 IB관심학교로 지정되어 이러한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둘째, 서울시교육청 조직 내에서도 혁신교육과 IB교육을 각각 전담하는 팀을 동일한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형식적으로는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향후 IB교육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초.중등교육에서 교육과정 개편은 오랫동안 중요한 과제로 지적되어 왔다. 기존의 혁신학교 정책이 수업 방식과 학교 문화 개선에 일정 부분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과정 자체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IB교육 도입과 확대는 교육과정 개혁을 위한 하나의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 단체는 해마다 서울시교육청의 정책 자료와 시의회 질의응답 내용을 지속적으로 점검해 왔다. 그 과정에서 확인되는 것은, 정근식 교육감 재임 기간 동안 일부 정책 영역에서 특정 이념 성향보다는 교육과정 개선과 학생 역량 중심 접근을 강조되는 흐름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물론 그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관찰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IB교육 확대가 모든 문제의 해법이 될 수는 없다. 교사 연수, 평가 방식, 대학 입시와의 연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책의 명칭이나 출발점이 아니라, 그것이 학생의 학습 경험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교육의 본질에 얼마나 기여하는가 하는 점이다.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교육정책에 대한 논의는 특정 인물에 대한 호불호를 넘어, 정책의 내용과 실행 결과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교육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공공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교육정책을 평가할 때는 이념이나 진영 논리를 벗어나서 학생의 성장과 교육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근식 교육감을 포함하여 선거에 출마한 여러 후보들이 제시하는 다양한 정책과 비전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유권자들은 각 정책이 지향하는 교육의 방향과 실현 가능성을 차분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교육감 선거가 서울교육의 본질적 과제를 점검하고, 보다 나은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