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는 8명의 후보가 출마해 경쟁하고 있다. 단일화 과정에도 불구하고 후보가 다수 남으면서, 선거에 대한 관심은 분산되고 정작 교육의 본질에 대한 논의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선거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은 대표적 사례는 특정 후보의 “퀴어 동성애 교육 추방”이라는 현수막 문구였다. 그러나 이러한 이슈가 선거 담론의 중심에 자리 잡았다는 점은, 교육과정이나 학생의 미래 역량과 같은 본질적 주제가 상대적으로 가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해당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급진적인 페미니즘이 학교담장을 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하였다.
실제 교육현장의 상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러한 구호가 현재의 교육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우리 단체가 서울시교육청 자료를 바탕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성평등교육과 관련한 내용은 지난 몇 년 사이 적지 않은 변화를 겪었다.
예를 들어 2023년까지 「아하 서울시립청소년문화센터」에 위탁되어 진행되던 일부 성평등교육에서는 특정 이념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 교육자료(PPT)에는 페미니즘에 오염되어 논란의 소지가 있는 심각한 표현들이 포함되어 있었고, 일부 학부모들의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그러나 2024년 정근식 교육감 취임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시의회의 지적과 현장 의견을 반영하여 관련 교육자료를 전면 개편하였고, 2025년부터 적용된 「디지털성범죄예방교육」, 「문화예술연계 예방교육」, 「학생성인지교육」의 표준 수업자료(초등 40분 2차시, 중등 45분 2차시, ·고등 50분 2차시 분량)를 보면, 이전에 논란이 되었던 내용은 모두 수정 보완되었다. 심지어 2025년 9월에는 성평등교육팀 조직이 부분적으로 축소되기도 하였다.
또한 교육과정 측면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5년 IB(국제바칼로레아) 학교를 상반기 91개교에서 하반기 114개교로 확대하였고, 구로초등학교가 서울 최초로 IB 초등교육과정(PYP) 월드스쿨 인증을 획득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이는 단순한 정책 선언을 넘어 실제 「교육과정」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들어서 수학·과학 융합교육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5년도에 남부지역교육청 관내에 첫번째 수학·과학융합교육센터를 개설하였고 이를 서울 4대 권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 역시 그동안 관계중심 「협력교육」을 중시해온 교육의 방향이 「학생역량」 중심 교육으로 수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는, 적어도 최근 서울교육 정책이 특정 이념적 구호보다는 교육과정 운영과 학생 역량 강화라는 보다 본질적인 영역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 이후 나타난 서울시교육청의 이러한 정책적 흐름은 「교육과정」과 「학생역량」 중심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하나의 평가 지점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현재 교육현장의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채 과거의 문제 상황을 중심으로 제시된 측면도 엿보인다. 구태의연하다고나 할까? 무엇보다 ‘현재의 학교 현장이 어떠한가’에 대한 정확한 진단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부분은 유권자들이 후보를 선택하는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교육감 선거는 단순한 구호의 경쟁이 아니라, 교육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과 실행력을 검증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다양한 후보들이 제시하는 주장 속에서, 실제로 어떤 정책이 학교 현장에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선거가 이념이나 자극적인 구호를 넘어, 교육의 내용과 방향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논의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