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통계청은 당시 외부 유출이 금지된 비공개 통계자료가 손쉽게 다른 기관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2018년 3월 4~12일 황 청장이 UN통계위원회 참석차 해외 출장을 간 사이 최성욱 통계청 차장이 ‘대리 결재’로 비공개 자료 예외 규정 신설을 허용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예외 조항으로 맨 먼저 통계청 비공개 자료를 받아간 ‘1호 요청자’는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었으며, 5월 24일 발표된 통계청의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문재인 정부는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빈부격차가 최악으로 벌어졌다는 취지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즉, 문재인 정부 국민에게 공언한 ‘소주성 효과’가 거꾸로 나왔다.
그러자 ‘소주성 설계자’ 홍장표 수석은 가계동향 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튿날인 5월 25일에 강신욱 보건사회연구소(보사연) 연구실장을 통해 가구의 식별정보까지 포함된 마이크로데이터를 통계청에 ‘구두(口頭)’로 요청했다.
통계청 비공개 자료를 넘겨받은 강신욱 실장 등은 즉각 ‘통계 재가공’에 착수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실직자는 제외하고 새로운 수치를 만들어 냈다. ‘재가공 보고서’는 5월 27일 청와대에 올라갔다.
나흘 뒤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소득주도성장긍정적 효과가 90%”라고 발표했다.
당시 황수경 통계청장은 청와대 지시로 비공개 자료가 빠져나갔고, 이것이 강신욱 실장 등에 의해 재가공되었다는 내용을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통계조작 보고서를 만든 후 3개월이 지난 8월 26일, 문 대통령은 황 청장을 중도 경질하고, 통계조작의 공로로 강신욱 보사연 연구실장을 새 통계청장으로 발탁했다.
임기가 남은 황 통계청장은 8월 27일 열린 이임식에서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면서 발표했다. 같은 날 강 신임 통계청장은 경제장관회의에 나가 “장관님들 정책에 좋은 통계(저작 통계?)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 청장 말대로 “좋은 통계로 보답”하는 과정에서 인위적인 조작이 있었냐는 것이다. 실제 황 전 청장 재임 시절 발표된 통계청의 2018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에서 빈부격차를 보여주는 소득 5분위 배율(상위 20%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값)은 5.95배로 나왔는데, 강신욱 전 청장으로 교체된 이후 2019년 1분기 5분위 배율은 5.8배로 다소 나아진 것으로 발표되었다.
2018년 10월·12월 국무회의에서 예비비 561억4600만원을 지출 의결해서 초단기 일자리 1만8859개를 양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부가 예비비를 일자리에 쓴 것은 최근 10년간 처음 있는 일이었으며, 2019년 10월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경제활동인구 조사에서 비정규직이 전년 대비 86만7000명 폭증한 748만1000명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질문지는 전년도와 동일했던 것으로 드러났으나, 비정규직은 문재인 정부 집권 4년 차인 2021년엔 사상 처음으로 800만명으로 더 늘어났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통계 왜곡은 정권이 국민들을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라면서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봐도 문재인 정권 사람들은 소주성·탈원전·최저임금 인상을 정책이 아니라 하나의 신앙으로 숭배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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