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토지주택위원회(위원장 조정흔)은 지난 5월 8일 " 미분양 주택에 대해 왜 정부가 건설사의 경영실패를 보전해주는가"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 전문은 아래와 같다. LH는 지난 4월 27일부터 3차 지방 미분양 아파트 매입 사업을 시작했다. 대상은 비수도권 내 준공되었거나 오는 7월까지 준공예정이지만 미분양된 아파트이다. LH는 이번 3차 사업에서 5,000호를 매입할 예정이며, 매입가격은 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기존 감정가의 80% 수준에서 90% 수준으로 인상했다고 밝혔다. LH는 해당 아파트들을 6년간 임대한 뒤 분양하는 공공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HUG 또한 지난 4월 28일부터 2026년 제2차 미분양 안심환매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은 HUG가 건설사로부터 공정률 50% 이상의 미분양 주택을 매입한 뒤, 준공 후 일정 기간 내에 다시 건설사에 매각하는 사업이다. 대상은 비수도권 내 HUG 분양보증을 받은 미분양 주택이다. HUG는 안심환매 사업에 1조 4천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매입가격은 업계의 요구를 반영해 기존 분양가의 50% 이내에서 60% 이내로 인상했다고 밝혔다. LH·HUG의 미분양 주택매입은 언뜻 보면 건설업계에 자금 유동성을 제공하고 시민들에게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LH가 미분양 주택 매입가격을 감정가의 90%로 인상하고, HUG가 매입가격을 60% 수준으로 인상한 일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건설사의 이익을 보전해주는 정책이다. 심지어 HUG는 아직 완공되지도 않은 주택을 매입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건설사 자금지원 정책이다. 설상가상으로 LH는 매입 후 분양전환 공공주택(6년 임대) 형식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분양전환 공공주택은 일정 기간 공공임대주택으로 운영된 뒤, 임대기간이 종료되면 시장에 분양되는 주택이다. 그러나 분양전환 공공주택은 경기도 성남시 등 여러 지역에서 바가지 분양으로 논란이 제기되며 서민주거안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즉, LH는 건설사의 이익을 보전해주면서도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장기공공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현재의 건설사 부실을 해소한 뒤 향후 아파트 가격상승을 기대하며 그 부담을 민간에 떠넘기는 행태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23년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미분양 주택을 분양가의 50% 수준으로 매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은 △미분양 주택을 분양가의 50% 수준으로 할인 매입할 것 △건설사의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 △부동산 정책의 목표를 주거복지 달성에 둘 것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정부 정책은 과거 민주당의 주장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건설사의 경영실패와 선분양제에 있다. 현재 미분양 아파트가 3만호에 육박하는 이유는 건설사들이 주택수요 예측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수익을 노리고 무분별하게 주택건설에 뛰어든 결과 미분양이 발생했다. 그런데도 LH와 HUG가 미분양 주택을 고가에 매입해준다면 시민들의 혈세로 건설사들의 경영실패를 보전해주는 꼴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부가 미분양 주택 매입 정책에 앞서 건설사가 스스로 책임을 지고 자구 노력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선분양제 또한 미분양 주택 문제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다. 선분양제는 건설사들이 시민들로부터 자금을 미리 확보한 뒤 무분별하게 주택 건설에 뛰어들 수 있도록 만드는 구조적인 원인이 되었다. 시민들은 완공되지도 않은 주택을 구매해야 했고, 일부 건설사는 철근 누락 아파트와 부실시공 등으로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었다. 반면 후분양제는 시민들이 부실시공 주택을 분양받을 가능성을 낮춰주고 건설사들의 무분별한 주택공급을 어렵게 만들어 미분양을 방지할 수 있다. 따라서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현행 선분양제를 후분양제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세금퍼주기로 건설사 구제하는 정책보다 건전한 주택공급 제도를 확립하는 정책에 집중해야한다. 건설사들이 스스로 뼈를 깎는 노력을 하도록 만들고, 후분양제를 통해 무분별한 주택건설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미분양 주택매입 역시 분양가의 50% 이내 또는 경매방식 등으로 최대한 낮은 가격에 매입해야 한다. 정부는 세금퍼주기로 건설사 민원을 해결해주는 기관이 아니라 대다수 국민을 위해 일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6년 5월 8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실연 #미분양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