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박석 시의원, "양곡공급업체 신규진입 기준 완화하고, 업체수 12개로 늘려야"
지난 20일 서울시의회 운영위원회 시장비서실 업무보고에서 박석 서울시의원은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양곡공급업체 수를 현행 6개에서 12개로 대폭 늘릴 것을 요구하고, 이어서 실적 위주의 양곡업체 선정기준을 바꾸어 신규업체 진입을 쉽게 함으로써 서비스 개선 및 가격인하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학교급식 전문가 김정욱 대표, "공급 업체 수 확대가 정답인가?"
이에 대하여 기회평등학부모연대 김정욱 대표(전 서울시교육청 학교급식위원회 위원, 현 서울시 친환경급식심의위원회 위원)는 "오랜만에 서울시 의원이 학교급식에 대한 관심을 표현한 것은 반갑기 그지없다"면서도 "양곡업체 선정이라는 특정 품목 선정기준에 대한 과도한 관심 표현이 우려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급식 전문가인 김 대표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서울시학교급식 양곡소요량 중 서울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하여 공급받는 학교는 일부에 불과하고 년간 총 매출액도 120억 원에 그치고 있다. 양곡공급업체의 적정 납품 규모(최소 2억원/월)를 상정하면 6개 업체도 많다고 볼 수 있다.
센터에 의해 양곡공급업체로 선정되었다 할지라도 실제 공급시에는 매월 학교가 업체를 지정하게 되어 있다. 2024년도의 경우 6개 업체 중에서 학교의 선택을 받지 못한 2개 업체는 월 평균 납품액이 7천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물류비도 충당하지 못 하는 경우, 계약기간 만료 이전에 선정업체 자격을 포기하는 업체도 발생한다.
이처럼 현재도 납품규모를 확보하지 못하여 중도에 자격을 포기하는 업체가 발생하는 상황인데, 만약에 공급업체 수를 두 배인 12개로 늘리면 한 업체당 월평균 납품액이 1억원이 채 안되는 구조가 된다. 그렇게 되면 물류비를 감당하지 못한 적자 발생으로 아마도 절반 이상의 업체가 중도 포기하는 사태도 예상할 수 있다.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양곡공급업체 선정은 가격입찰이 아니다. 제안서 평가 및 현장 실사에 의한 우수업체선정이다. 그후 양곡의 가격과 품질은 공급업체 측 인사를 포함한 센터 가격위원회의 결정을 따르게 되어있다. 가격위원회에서는 양곡의 경우 다른 농산물에 비하여 가격변동폭이 적기 때문에 협의에 의해 적정가격을 결정하는데, 납품규모가 적은 업체의 경우 물료비를 충당할 수 없으면 적자가 되는 구조이다.
따라서 박석 의원의 주장대로 단가를 인하하고 품질을 향샹하려면 업체수를 늘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업체 수를 줄여서 업체당 일정한 납품규모를 유지시켜 주고 물류비 비중을 낮출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공급업체 수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공공성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김정욱 대표는 "서울친환경유통센터는 각 품목별 부류별 공급에 관하여 지난 10여 년간 수많은 곡절을 거치며 나름 자리를 잡아 왔다. 또한 거버넌스로 구성된 센터의 식재료관리위원회가 모든 결정사항을 심의하게 되어 있다. 서울시청이 임의로 의사결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관도 아니다"라며, "어느 시의원 한 사람이 공급업체 수를 갑자기 두 배로 늘리라는 식의 비합리적인 주장이 왜 나온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박 의원의 주장은 서울친환경유통센터의 양곡공급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그게 아니라면 신규업체 진입에만 너무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친환경유통센터 협력업체 수만 100여개에 달하고 이들을 선정하는 위원회만 10여개에 이르고 있다. 선정위원회 구성은 복수추천에 의해 매우 투명하게 이루어진다. 특정 품목을 겨냥하여 업체 선정시기에 맞추어 신규업체 진입이 쉽도록 선정기준을 완화하라는 시의원의 공개적인 주장은 과도한 측면이 많다"고 우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