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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서울시교육감,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재의 요구…“헌법·상위법 위반, 공익 침해”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지난 5일 오후 서울시의회 본관 앞에서 서울시의회가 의결한 「서울특별시 학생인권 조례 폐지조례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해 학생과 교사들이 함께 참석해 조례 폐지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향후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제28조 제1항은 교육감이 지방의회에서 의결한 조례안이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현저히 해친다고 판단될 경우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육청은 이번 학생인권 조례 폐지조례안이 학생 인권 보호 체계를 전면적으로 해체해 헌법상 기본권 보장 의무에 위배되며, 국제인권규범의 취지에도 반한다고 판단했다.

 

교육청은 재의 요구 사유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폐지조례안이 학생 기본권 보호 제도를 전면 폐지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기본권 보장 의무를 위반하는 헌법 위반이라는 점을 들었다. 이어 학생인권교육센터와 학생인권옹호관 등 관련 행정기구를 폐지함으로써 교육감의 조직편성권과 교육행정기구 설치권을 침해해 「지방자치법」이 정한 조례의 한계를 벗어난 상위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이 지방의회가 조례로 설치된 행정기구를 임의로 폐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판례를 유지해 왔다는 점도 언급했다.

 

또한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 유엔아동권리협약 등에서 요구하는 인권 보장 의무 이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져 공익을 현저히 침해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시의회가 제시한 폐지 사유인 법 위반 주장이나 표현·종교의 자유, 부모의 교육권 침해 논란 등은 헌법재판소와 법원의 기존 판단을 부정하는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며, 기초학력 저하나 교권 침해, 성별정체성 논란을 조장한다는 주장 역시 학술적·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특히 지난해 6월 서울시의회가 의결한 학생인권 조례 폐지조례안에 대해 대법원이 효력 정지 결정을 내리고 본안 소송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동일한 내용을 주민청구 조례안 형태로 다시 상정·의결한 점을 중대한 문제로 봤다. 이는 대법원의 집행정지 결정과 사법심사를 회피하려는 위법적 조치라는 것이다.

 

정근식 교육감은 “동일 조례에 대한 반복적인 폐지 시도로 소송과 행정 절차가 중복돼 행정력이 낭비되고, 학교 현장에 혼란과 상처를 주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학생인권 조례는 학생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 온 최소한의 제도”라며 “교육 회복에 대한 근본적 고민 없이 조례를 일방적으로 폐지하려는 시도는 교육에 대한 정치의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육감은 학생인권 조례 폐지 효력을 정지한 대법원 결정을 훼손한 시의회 의결의 위법성을 담은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학생인권은 교육공동체 모두의 인권의 출발점”이라며 “교권 보호와 학생인권 보장은 대립되는 가치가 아니라 서로를 지탱하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가 관련 입법과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며 국회 교육위원장과 교육부 장관에게도 공식 서한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학생과 교사들 역시 학생인권 조례와 학생인권법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모두의 인권을 위한 교육공동체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뜻을 함께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