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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에 부화뇌동했던 보수주의자들에게 보내는 랩소디

이제 와서 반성 없이 ‘자유와 시장경제’를 외친다니
‘자유민주 헌정’ 중단에 사실상 동조·부역한 점 인정해야
제대로 된 정리만이 자유진영의 단결과 승리 보장

요즈음 열 받을 일들이 많다. 따라서 술자리에서 안주 대신 씹을 것들도 쌔 벌어졌다.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다. 총체적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먹고 사는문제로부터, 삽질만 계속되는 외교도 그렇고, 구멍 뚫린 안보에...

 

삼척에 들어온 북녘 목선(木船), 어느 상가(喪家)에 보내진 돼지꽃 영구보존, 시간 당 수 천만원하는 주둥이, 유달산 밑의 집 투기, 전쟁 범죄자를 국군의 뿌리로 뫼시기, 누구누구의 따님 스토리, 적폐의 칼잡이 총장님 등등 헤아리려면 두 손과 발의 가락들이 부족할 정도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같은 편이라고 할 수 있는 무리들에게 난데없이 종주먹을 들이대는 게 어찌 받아드려질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할 말은 하고, 따질 건 따져야 하겠기에 주저 끝에 주절댄다. 쓸데없을(?) 기억으로부터 시작한다.

 

 

궂은 날씨에도 200만 가까운 시민이 촛불을 들고 평화롭고 질서 있게 시위하는 모습은 텔레비전으로 보는 사람들의 가슴에도 물결을 일으켰다. 참가자들은 뿌듯했고 외국 기자들은 감탄하는 기사들을 보냈다. 생각해 보면 이처럼 멋진 시위는 더 깊은 수준에서 대한민국의 성취이기도 하다. 자유가 보장되고 삶에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이 시위를 축제로 만들 수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반 전, 반역(叛逆)의 촛불이 한창 타올라서 그 광화문이 광화문’(廣火門)이 되었던 시절에 언필칭 보수주의자·자유주의자라는 양반네가 아무개 일간지에 기고한 내용 중의 일부이다. 그리고는 엊그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은 전체주의에 뿌리를 둔 명령 경제... 현 정부 실정(失政) 이유는 정책 차원에서만 얘기하면 설명하지 못한다. ‘이념적 수준에서 문제가 비롯됐다는 걸 밝혀야 한다... 단기간에 나라가 무너진 건 대한민국의 구성 원리인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와 현 정부 정책이 어긋나기 때문... 현 정부 이념 문제에 대한 설명 없이 한국당이 그냥 정책을 내놓으면 시민들은 들어주지 않을 것...”

 

스스로 한가한 무리’[自閑黨]의 그 무슨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토론회에서 똑 같은 그 양반네가 읊어대셨다고 한다. 201611월에 그 글이 실렸던 그 일간지를 비롯해서 여러 신문에서 기사를 다뤘다.

아마도 그 양반네께서는 평화롭고 질서 있는 촛불 시위가 이 나라의 자유민주 헌정을 더욱 빛나게 보장할 것이라고 믿으셨던가보다.

 

하지만 그 촛불 시위자유민주 헌정의 중단, 또는 아예 멸실(滅失)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몰랐을까. 촛불에 일렁이는 돼지새끼의 그림자를 보지 못했을까. 아니면 알고도·보고도 모르는 척, 못 본 척했나?

 

어찌 됐던, ‘반역의 촛불을 고무 찬양했던 입으로, 지금에 이르러서는 전체주의운운하며 촛불정권을 당당하게 비판하는 건 굉장한 모순 아닌가. 심하게 표현하면 위선과 기회주의를 스스로 드러냄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나.

 

비단 이 양반네만 그런가. 하나 둘이 아니다. 지난 약 2년 반의 세월 동안 이런 유의 분()들을 너무도 많이 볼 수 있었다. 대다수가 항문이 깊고 넓은 분(), 머리부터 발끝까지 지식(脂食)으로 처 바른 분()들이다정치(政治)쪽에서는 양심(兩心)과 도덕(盜德)을 두루 갖추신 분()들이 많다.

 

지금은 의왕시의 구치아파트 503호에 기거하는 여인네가 북악(北岳)산장의 세입자로 있던 시절은 그래도 이 나라에 국민들이 선택한 자유민주 헌정이 있었다이른바 소통’(疏通)이 미흡하다는 소리를 들었고, 짜임새가 다소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마녀사냥 식으로 그 자유민주 헌정을 중단시키는 게 옳았다고 평가할 국민들이 정녕 얼마나 될까. ‘백성이나 인민들은 빼고...

 

더군다나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를 입에 달고 다녔던 분()들마저 자유민주 헌정중단을 뻔히 알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를 달아, 그 짓거리에 동조·부역(附逆)한 사실을 많은 국민들은 잊지 않고 있다. 특히, 그 여인네가 북악(北岳)산장입주권을 따내는데 기여했다고 게거품을 물던 분()들이 단지 화끈한 보상·보은을 받지 못했다고 앙심을 품었던 경우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분()들이 이제 와서는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지 않았냐거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치미를 떼면서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이 나라의 정체성과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의 화신(化身)인양, 자유대한민국을 위해 순국(殉國)이라도 할 듯이 떠벌리고 다닌다. 과연 국민들은 어찌 받아드릴까.

 

자유민주 헌정중단과 관련한 책임의 상당부분은 그 여인네에게 있다. 물론 그 여인네에게만 돌을 던져서도 안 되겠지만, 무한 감싸고 변호할 수도 없다. 많은 국민들도 그럴 것이라고 감히 우긴다. 그러나...

 

지난 시절 촛불을 고무 찬양하고, 촛불에 일렁이는 돼지새끼의 그림자를 보지 못했거나 못 본 척함으로써 자유민주 헌정중단에 동조·부역한 분()들에 대한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서는 자유민주 헌정의 회복은 요원하다고 본다.

 

그 정리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본인의 국민 앞에 진정한 사과가 우선이며 그를 바탕으로 넓은 용서와 화해가 따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 땐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뻔뻔스레 강짜를 놓는다면, 자유민주의 대열에서 과감히 제외·퇴출·매장시키는 길 외에 달리 대안이 있겠는가.

 

그 정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자유민주진영의 단결과 국민들의 마음을 다시 잡는 건 물 건너가게 될 거라고 한 번 더 우긴다. 10개월 후에 벌어질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싸움에서도 승리를 결코 보장 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들의 외면은 계속되겠기에...

 

더군다나 두고두고 저들 전체주의 세력의 놀림과 깔보임이 이어질 것이다. 토끼[] 잡은 개[] 꼴이 되어 촛불에 그슬린 채 저들의 보신·보양에 적절히 쓰였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열 받고 씹어댈 일들이 많다. 열은 받되 씹는 건 각계의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싶다. 대신에 앞의 정리 문제도 그 열 받고 씹어 댈 일만큼이나 중요하고, 이제는 시급하다는 어린 마음에서 읊조려 봤다.

 

몇몇 일간지 기사만을 토대로 특정인의 깊은 뜻을 곡해(曲解)한 건 아닌지, 다소 걱정이 되긴 한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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