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전권 전환의 궁극 목표는 과연 무얼까?
‘자주’란 무엇인가? 어리석은 질문 다시 던진다!
= 이 나라에 대대로 내려오던 ‘보릿고개’를 넘어 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시절이 왔다. 그 즈음 동네 골목에서는 국민학교 다니는 또래들이 모여 딱지치기, 구슬 따먹기, 비석 맞추기 등의 놀이를 하곤 했다. 그 또래들 중에 힘이 제일 약한, 그래서 싸움을 하면 늘 상 얻어터지던 아이가 있었다.
그날도 골목 후미진 곳에서 코피를 닦고 있던 참이다. 마침 그 곳을 지나던 동네 할배가 걸음을 멈추고 그 아이에게 다가왔다. 그 할배는 개울 건너에서 유명한 서당을 다닌 적이 있었다.
그 할배가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개울 건너에 이 동네에서 싸움을 제일 잘하는 네 또래가 있는데, 그놈하고 친구를 한 번 해봐라!”
며칠 후 그 할배가 직접 그 또래 놈을 만나게 주선해 주고, 이런 저런 말씀으로 어르고 달래서 서로 친구를 하게끔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늘 상 얻어터지는 아이를 괴롭혀왔던 골목 친구들이 이제는 슬슬 그 아이의 눈치를 보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이런 원리를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세월이 지나지 않았다.
골목 놀이판에서 다른 애들한테 얻어터지지 않으려면, 가장 힘이 세고 싸움을 제일 잘하는 녀석을 친구로 삼아야 한다고...
지금으로부터 69년 전, 북녘의 괴뢰군이 기습 남침을 했다. 로스께와 뛔국 공산세력으로부터 현대식 무기 등 막대한 지원을 받아 작심하고 일으킨 전쟁이었다. 고립무원의 신생 대한민국이 혼자 힘으로 막아내기에는 애초부터 한계가 있었다. 아니 불가능했다.
이 나라 건국을 진두에서 지휘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당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의해 설치된 유엔군의 사령관인 맥아더 원수에게 ‘국민의 군대’의 작전통제권을 이양했다. 1950년 7월 14일 이었다.
많은 전쟁사 연구가들은 이 작전통제권 이양이야말로 국난을 극복하고, 자유를 수호할 수 있게 한 ‘신의 한수’라고들 한다. 아무개 전쟁사 연구가의 글 중 일부다.
“6·25전쟁이 일어났을 때 대한민국은 유엔 회원국이 아니었다... 유엔군 사령관에게 국군의 작전통제권을 이양하여 유엔군의 일원으로 싸우게 함으로써, 유엔 비회원국인 대한민국이 유엔 회원국 자격을 얻음과 동시에 국군도 자연스럽게 유엔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싸울 수 있게 된다... 이승만의 작전통제권 이양 조치로 한국정부는 유엔에 비록 옵저버 자격이었지만 유엔 주재 한국대표를 파견하여 전시 한국의 입장을 호소하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작전통제권 이양을 고리로 이 나라 안보를 반석(盤石)에 올려놓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다. 양키나라와의 군사동맹을 맺게 된 것이다. 그 후에도 여러 곡절이 있었으나, 한미연합사령부가 창설되면서 유사시 이 나라는 막강한 양키군대의 전력을 조건 없이 공급받아 싸울 수 있게 되었다.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전시에 작전통제권을 주기로 이 나라와 양키나라가 미리 약속해 놓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약속은 한반도의 안정을 보장하는 핵심적인 대비라고들 한다. 그러나...
이 전시작전통제권을 이른바 ‘자주’(自主)의 문제로 왜곡·비화시킨 무리가 있었다. 지난 시절[2006년 12월] 그 무리의 왕초격인 분이 목청껏 지껄인 말씀이라고 한다. 그 이전에 이미 북녘은 1차 핵실험(2006년 10월 9일)을 강행했었다.
“자기들 나라, 자기 군대, 작전통제권 한 개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맨들어 놔 놓고, ‘나 국방장관이오, 나 참모총장이오’ 그렇게 별들 달고 꺼드럭거리고 말았다는 얘기 입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이어서 양키나라의 옆구리를 내질러 ‘2012년 4월 17일’에 전시작전통제권을 찾아오기로 했었다. 그 날짜를 보라! 1950년 7월 14일 작전통제권을 이양한 날짜를 뒤집어 ‘4월 17일'이다. 치졸하기 그지없는 짓거리가 아니던가.
하지만 이 나라 ‘국민’들의 거센 반발과 북녘의 연이은 핵실험 및 미사일 도발 등 안보환경 악화로 전시작전통제권의 ‘국민의 군대’로의 전환은 연기되었다. 그러다가...
‘촛불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2017년 10월 양키나라와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에 합의한다. 이후 ‘북녘의 비핵화’를 둘러싼 여러 차례의 쑈와 사기극(詐欺劇)이 계속되면서, 양키나라와는 ‘언제 적’ 군사동맹이 되어 버렸다는 지적이 결코 낯설지 않은 요즈음이다. 입으로는 늘 상 “한미동맹 강화”를 짖어대고 있지만...
이런 차제에 거의 유일하게 남은 ‘한미연합 훈련’인 ‘19-2 동맹’ 연습을 오는 8월 초 약 2주간 실시하기로 잠정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북녘의 반발 가능성 때문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소식통의 언급과 함께.
올해 훈련 중점은 ‘전지작전통제권 전환 능력 검증’이 될 거라고 한다. 글쎄 듣기에 따라서는 양키나라와의 ‘군사동맹’을 해체하기 위한 연습 내지는 준비 아닌가라고 하면 너무 나간 건가. 많은 군사 전문가들이 “전시작전통제권을 전환[환수]하면 ‘한미연합사령부’는 존재할 이유가 사라진다”고들 하니 하는 소리다. 그런데...
“최고영도자 동지의 영도에 의해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
이 땅 ‘만악(萬惡)의 근원(根源)’이자, ‘탯줄 끊긴 이래 잘한 일은 죽은 것’ 뿐인 ‘전쟁 범죄자’가 숟가락을 놓은 지 25년이 된 지난 7월 8일 북녘의 나팔수들이 짖어댄 소리라고 한다.
그간 수도 없이 짖어댔지만, “이제 핵 무력이 완성됐고, 핵보유국이 됐다!”는 걸 스스로 다시 한 번 더 강조한 것 아닌가. 이어서...

“[7월]11일 주한미군사령부가 발간한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북한 화성-15형의 최대 사정거리는 8000마일[1만2800km]로 ‘미 본토 전지역 타격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아무개 일간신문의 보도다. 이와 관련한 아무개의 논평이다.
“북녘 세습독재정권이 핵(核)탄두가 실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굳이 갖겠다는 이유가, 핵무기를 지렛대로 삼아 이 나라를 마음대로 주무르려는 속셈이란 것은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저들이 남녘에 대한 핵공격을 가할 경우 예상되는 양키나라의 핵무기 보복 공격을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함으로써 이른바 ‘핵우산’(核雨傘)을 찢어버리겠다는 셈법의 실행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최종 목표가 ‘서울’이라는 것은 매우 불편하지만 진실이다...” 결코 틀린 지적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처지에 이르렀는데도 굳이 ‘전시작전통제권’을 ‘국민의 군대’가 가져와야 한다고, 더 나아가서 ‘현존하는 가장 질긴 군사동맹’의 해체로 방향을 잡자고 게거품을 무는 무리들의 속셈은 무얼까?
세계 최강의 ‘양키군대’를 멀리하여 국방의 ‘자주권’을 찾았다고 폼을 잡기 위해서? 북녘 세습독재자의 눈엣가시인 ‘양키군대’를 물리게 함으로써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루는 고통을 멈추게 해 준 대가로 ‘그 녀석’이 핵무기를 포기하게끔 유도하려고? 흔히 이런 걸 몽상(夢想)이라고 한단다.
그도 저도 아니면, 동네 강아지들도 피식 웃겠지만... 혹시 ‘전시작전통제권’을 단독으로 행사해서 양키나라의 간섭을 물리치고 ‘북진통일’(北進統一)을 이루려고? 나뭇배와 어스름한 거동수상자에게도 어쩔 줄 모르고 절절매는 주제에...
쓸데없이 넋두리가 길어지니, 선택형 질문으로 마무리를 하자. 과연 어떻게 하는 게 ‘자주’?
① 허울뿐일 ‘전시작전통제권’을 꿰어 차고, 핵무기를 손아귀에 쥔 돼지새끼의 붉은 눈깔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그저 그렇게 ‘평화’를 이어간다.

② 세계 최강의 힘을 활용하기 위해 ‘전시작전통제권’을 동맹군에게 위임하고, 민족의 대업인 자유통일을 향해서 은인자중(隱忍自重) 스스로의 힘을 기른다.
모르긴 몰라도 ‘투표’로 하면 ①이 압도적이지 않을까?
위에 소개한 ‘짤막한 동화’의 의미는 곱씹어보려 하지도 않고, 그저 ‘아사히’ 맥주 대신에 ‘카스’나 ‘테라’로 바꿔 마시기만 하면 ‘자주독립’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굴뚝같이 믿는 ‘백성’(百姓)들이 이 나라에는 아직도 쌔버렸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