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말의 평안도, 황해도, 함경도는 한양 중심 질서가 굳어지는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된 지역이었으나, 그 배제의 형태와 강도는 지역마다 달랐다. 조선 후기 문과 급제자 지역 비율을 보면 이러한 불균형이 뚜렷하다. 17세기 급제자 55%가 경상, 전라, 충청 3도 출신이었고, 경기, 한성까지 합치면 남부, 중부가 70%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평안도는 전체의 1.5~2%, 함경도는 1% 내외, 황해도는 3~4% 수준에 그쳤다. 이는 단순한 지역 편중이 아니라, 조선이 북방 삼도를 어떻게 바라보았는지를 보여주는 구조적 지표였다. 평안도(현 평안남북도)와 함경도(함경남북도)는 이러한 차별의 가장 직접적인 피해 지역이었다. 조선시대 무과보다 문과를 중시하는 시대에서 문과 급제자 비중이 2%대에 머물렀다는 사실은 능력 부족이 아니라 제도적 장벽이 존재했다는 증거다. 병자호란 이후 국경 방어를 이유로 중앙은 평안도를 ‘불안정 지역’으로 분류했고, 실제 정승, 판서급 고위 관료 가운데 평안도 출신 비율은 조선 전체를 통틀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평안도 주요도시인 평양, 의주, 정주 등지의 상업 활동이 활발해 19세기 후반에는 조세 수취량 대비 시
눈 속은 따뜻하네 작시: 김우현 교수(영문학) 차가운 바람부는 겨울에는 겨울에는 눈 속은 따뜻하네 눈 속에서 눈 속에서 씨앗들이 뿌리내릴 땅을 찾아 봄채비하네 달빛에게 별빛에게 봄이 언제 오나 밤에 남몰래 물으니 햇빛이 안단다 햇빛이 봄이 오면 눈을 녹여준다고 씨앗들은 눈 속에서 봄을 기다리네 눈 속은 따뜻하네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정근식)은 오는 12월 6일(토) 오후 1시, 서울시교육청교육연수원(서초구 방배3동 소재)에서 「2025 서울 국제바칼로레아(IB)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서울시교육청은 미래 역량 중심 교육과정, 자기 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탐구형 수업, 생각하고 표현하는 힘을 키우는 서·논술형 평가 체제 도입 등 학생의 미래 역량을 키우는 서울형 수업·평가 모델 체제를 구축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하나로 IB 프로그램을 도입해 2025년 현재 총 114교의 IB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2025년 IB 학교 운영 성과를 공유하고 교육공동체가 함께 서울교육의 지향점에 대한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IB 교육에 관심이 있는 서울시교육청 소속 교원과 교육전문직 등 6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1부에서는 한국 교육의 현안과 공교육의 미래 방향을 주제로 박형주 전 아주대학교 총장의 기조 강연이 있고, 2부는 두 개의 세션으로 나누어 진행될 예정이다. 세션 1 ‘미래역량을 키우는 학교’에서는 초·중·고 급별로, 학습하는 조직으로 성장하는 교사, IB 평가방법 및 사례, 협력적 학교문화 조성 방법 등 IB 교육에 대한 심층 주제로
박재형 저 을사년을 맞이하면서 겨울은 더욱 깊은 계절 속으로 들어갔다. 아우성 치는 골바람, 숲속 빈터에 누운 낙엽들도 이젠 곤한 잠에 떨어지고, 나뭇 가지에 몇 개의 잎을 달고 견뎌내는 잎새, 모진 찬바람과 거센 눈발에 나무는 발가벗은 모습으로 하늘을 향해 홀로 서있다. 주위에는 하얀 공간의 대지, 파란하늘에 잠들지 않은 흐린 낮달만이 자리한다. 나는 홀로인 것이 두렵다. 낯모를 고독과 외로움이 커가고 시간과 공간은 그리움으로 다가와 가득 차지만 언제나 길들여지지 않는다. 건너편 햇살이 잘 비치는 언덕에 키큰 나목이 서있다. 눈길에 멀어진 햇살과 벌판을 달려온 찬바람, 메마른 기침으로 지새운 나목에게 찾아간 햇살도 부질없음을 알리는 두려움을 전한다. 그리고 겨우내 멍울진 사연만이 가지 끝에 자리한다. 지금 눈이 소복히 쌓인 키큰 나뭇가지 끝에 달빛이 쉬고 있다. 지난 날 키큰 나목은 봄 햇살을 좋아했고, 파란 하늘도 좋아했다. 검푸른 언덕을 타고 흐르는 여름 햇살의 적막은 조용하다 못해 고요하고, 안개처럼 몽롱한 기억속에 흐르는 그리움을 흔드는 눅눅한 남동 바람이, 푸른잎의 미세한 흔들림으로 빈 가슴을 채우던 긴 인내의 시간을 기억한다. 가을의 햇살은 나목